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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리들리 스콧과 크리스토퍼 플러머 두 노익장의 관록으로 완성한 '올 더 머니 (All the Money in the World, 2017)'

올 더 머니 (All the Money in the World, 2017), 리들리 스콧




출연

미셸 윌리엄스(Michelle Williams as Gail Harris)   크리스토퍼 플러머(Christopher Plummer as J. Paul Getty)

마크 월버그(Mark Wahlberg as Fletcher Chase)   찰리 플러머(Charlie Plummer as John Paul Getty III)

로망 뒤리스(Romain Duris as Cinquanta)   마르코 레오나르디(Marco Leonardi as Mammoliti)

티모시 허튼(Timothy Hutton as Oswald Hinge)   가산 마소드(Ghassan Massoud as an Arab Sheikh)

앤드류 부찬(Andrew Buchan as John Paul Getty Jr.)   스테이시 마틴(Stacy Martin as Nancy Getty's Secretary)

마야 켈리(Maya Kelly as Young Aileen Getty)

제작진

원작: 존 피어슨(John Pearson)   각본: 데이빗 스카파(David Scarpa)   촬영: 다리우스 월스키(Dariusz Wolski)

편집: 클레어 심슨(Claire Simpson )   음악: 다니엘 팸버턴(Daniel Pemberton)   미술: 아더 맥스(Arthur Max)

제작사: Scott Free Productions, Imperative Entertainment    수입/배급: 판씨네마(주)

 

 

 

1973년에 발생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재벌 3세의 유괴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진 존 피어슨의 원작 

'Painfully Rich: The Outrageous Fortunes and Misfortunes of the Heirs of J. Paul Getty(1995)'를 기반으로 

거장 리들리 스콧이 연출했다는 사실만으로 매우 기대되는 영화였으나

2017년 10월 즈음, 안타깝게도 중심 배우인 케빈 스페이시 (Kevin Spacey)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고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초연이 취소되는 등 난관에 봉착.

하지만 노련한 감독과 제작진들의 재빠르고 과감한 결정으로 그의 촬영분을 다 걷어내고

크리스토퍼 플러머로 재촬영을 하는데 11월 20일에 시작된 재촬영은 9일만 29일에 완료하고

약 20일 정도의 후반작업을 거쳐 2017년 12월 18일에 무사히 첫 상영되었다니

헐리웃 시스템에 다시 한 번 놀랄 수 밖에.(재촬영 비용이 천만달러가 들어서 문제지만;)

이렇게 생각지 못한 사건으로 후다닥 내놓은 작품이 좋은 평을 받고 있다는 것도 놀라움

 

 

J.폴 게티 3세가 납치되는 프롤로그는 일반적인 유괴나 범죄 장르와는 달리 스릴이나 긴장감없이

노멀하게 보여지는데 이는 올 더 머니가 납치범들과의 대립과 사건이 핵심이 아니라는 감독의 의도로 

현존 최강 테크니션 감독인 그가 액션이나 스릴러로 포커스를 잡았다면 프롤로그부터 달랐을 듯.

이후 영화는 폴 게티3세가 왜 유괴가 됐는지 또 J. 폴 게티라는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를

과거부터 친절히 직접적으로 설명하기에 어려움없이 스토리를 따라가게 되고

또 현재의 시점에서도 시간의 순서대로, 사건의 순서대로 전개되는데

복잡한 사건도 아닌 단순한 플롯에 드라마 중심이다보니 약간 심심하거나 늘어질 수도 있으나

폴 게티와 며느리인 게일 해리스의 대립구도가 워낙에 팽팽해 영화의 힘을 잃지 않으며

뛰어난 연기도 연기지만 실화다 보니 실제 인물이 주는 흥미가 더 크게 느껴진다.


예술로서의 영화가 아닌 대중매체로서의 영화에서 역대급 장인인 리들리 스콧 감독은

9일만의 재촬영으로 이런 높은 완성도를 보여줘 역시나 장인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였으나 

깊이감 없는 식상한 메세지는 딱 보여지는 만큼이라 

“돈이 많은 것과 돈이 없는 것, 그 사이의 공허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는 인터뷰는 조금 아쉽기도.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배우 교체에 관해선 케빈 스페이시가 나오는 원본을 보지못해 

직접 비교하기는 무리가 따르나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으며

짧은 기간의 촬영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연기는 이 작품에서 가장 훌륭.   

또한 하이라이트가 앞선 내용들보다 훨씬 영화적이라 혹시나했는데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각색된 것으로

실제 폴 게티 3세는 마피아에게 풀려나 길가에서 트럭 운전사에 발견되었다하며

폴 게티는 손자가 나온 날 죽은 게 아니라 그 이후로도 3년을 더 살았다하니 영화적 각색도 현명한 판단인 듯.

여담으로 J. 폴 게티 3세는 이후 술과 마약 중독으로 시력을 잃고 반신불수가 되어 휠체어에서 일생을 보내다가

지난 2011년 54세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아들 발타자르 게티는 할머니(게일 해리스)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우가 되었는데(폴 게티 3세도 20대에 잠시 배우 활동을 함) 우연하게도 리들리 스콧 감독의

'화이트 스콜(White Squall, 1996)이란 영화에 출연한 경력이 있으니 이것도 인연인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