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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총체적 문제, 영화 '침묵 (Heart Blackened, 2017)'

침묵 (Heart Blackened, 2017), 정지우

 

 

출연

최민식(임태산 역) 박신혜(최희정 역) 류준열(김동명 역) 이하늬(유나 역) 이수경(임미라 역)

박해준(동성식 역) 조한철(정승길 역) 이예은(로백 역) 

제작진

감독: 정지우   각본: 정지우   각색: 이충현, 홍용호, 하구담   촬영: 김태경   조명: 홍승철  

음악: 연리목   미술: 이하준   편집: 왕성익   제작: (주)용필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재력과 사랑, 세상을 다 가진 남자 임태산(최민식)

  모든 것이 완벽히 행복하다 믿었던 그 날,약혼녀이자 유명 가수인 유나(이하늬)가 살해 당하고,
  용의자로 딸 임미라(이수경)가 지목된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 임태산은 그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최고의 변호인단을 마다한 채, 미라의 무죄를 믿고 보듬어줄 젊은 변호사 최희정(박신혜)을 선임한다.
  미라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을 둘러싼 치열한 법정 공방, 하지만 사라진 그날의 CCTV 영상을 갖고 있는

  유나의 팬 김동명(류준열)의 존재가 드러나며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초반 전개까진 별 특징은 없어도 무난하게 흘러갔으나

본격적인 얘기가 시작되는 재판부터 불안불안하더니 갈수록 산으로 산으로..

결국 사건이 진실이 무엇인지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는 후반부는 법정드라마 특유의 긴장감도 없고

나름 치밀했다하는 혼선도 약하니 그로 인한 이렇다 할 반전이라는 것 역시 매우 힘 빠지는 상황 


스토리부터 대단히 많은 총체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영화는 기존의 정지우 감독이 맞나 싶을 만큼

실망스러워 제목 그대로 침묵하고 싶은 심정이나 그래도 2시간을 들여 봤으니;

 

스토리 이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캐릭터인데

극중 내내 돈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있는 주인공은 극이 끝나갈 무렵 자상한 아버지와 남편,

아랫 사람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회장으로 보여지는데 물론 충격적인 사건 이후 그럴 수 있다하지만

급변하는 시간이 점프컷처럼 너무 갑작스러워 동화되기 너무 어려운데

막판엔 근사한 감동적인 클래식까지 깔아주는 센스에 에효.. 

 

사건을 맡은 담당 변호사 박신혜와 검사 박해준은 과거 연인이었다는 설정 또한

스토리상 별 도움 안되며 아버지도 포기할 만큼 되바라진 딸은 과거 박신혜의 제자로

평소 그렇게 막나가던 아이는 박신혜 앞에선 온순한 양이 되는 등등

 

감독이 기대한 다른 의도가 있을 순 있으니 여기까진 이해한다쳐도 대체 류준열 캐릭터는 뭔지 도통..

무슨 내막이 있는건지 다짜고짜 아버지뻘 재벌 회장한테 반말하고 욕하는데 중요한 장면임에도

웃음이 나오고 나중에 뭔가가 있겠지 했으나 둘의 관계는 끝까지 그런 막역한 사이로

혹시 30분이상 편집된 극장판이 아닌가 싶을 정도

 

정지우 감독과 최민식씨의 해피엔드(1999) 이후 18년 만에 의기투합이고

이전 작품인 2012년 '은교', 2014년 '4등' 모두 좋게 봤기에 기대가 컸는데 정말 이 정도일줄이야..

인터뷰에서 감독은 '침묵을 통해 사실과 진실이라는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했는데

공감하기 힘든 연출로 침묵을 통한 진실이 와 닿지 않아 안타깝고

아울러 영화는 역시 아무리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한다해도 기본적인 연출력이 받쳐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