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살인 (The Third Murder, 三度目の殺人, 2017),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후쿠야마 마사히로(Masaharu Fukuyama as Tomoaki Shigemori) 야쿠쇼 코지(Koji Yakusho as Misumi)
히로세 스즈(Suzu Hirose as Sakie Yamanaka) 미츠시마 신노스케(Shinnosuke Mitsushima as Kawashima)
요시다 코타로(Kotaro Yoshida as Daisuke Settsu) 사이토 유키(Yuki Saito as Sakie's mother)
마츠오카 이즈미(Izumi Matsuoka as Akiko Hattori) 이치카와 미카코(Mikako Ichikawa as Shinohara)
이노우에 하지메(Hajime Inoue as Ono) 하시즈메 이사오(Isao Hashizume as Akihisa Shigemori)
제작진
각본/편집:고레에다 히로카즈(Koreeda Hirokazu) 촬영:타키모토 미키야(Mikiya Takimoto)
조명:후지이 노리키요(Norikiyo Fujii) 음악:루도비코 에우나우디(Ludovico Einaudi)
미술:타네다 요헤이(Yohei Taneda) 모기 유타카(Yutaka Mogi) 수입/배급:(주)티캐스트
세계적인..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임에는 확실한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세 번째 살인은 기존작들과 다른 새로운 스타일 때문에 감독의 또다른 변곡이 될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데
그에 걸맞게 74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 제42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되었고
제41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을 비롯해 남녀조연상(야쿠쇼 코지와 히로세 스즈) 등 총 6개 부문을 수상하며 달라진 스타일에도 오히려 더 열렬한 지지를 받은 작품.
법정물이라는 장르도 그렇고 배우나 포스터 분위기 등등 이전작들과 확연히 보이는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감독 본인의 내적인 부분도 느껴져 심상치 않은데,
각본을 위해 수많은 취재는 물론 사법제도를 이해하기 위해 7명의 변호사와 몇 달동안 모의접견을 시행하며
공을 들였다하니 드디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감독 대열에 들어서게 되는 것인지.
어찌보면 맥거핀일 수 있는 프롤로그는 사실 그닥 큰 의미도 없으며
긴장감 없는 원거리 화면과 쓸슬한 피아노 선율은 법정 스릴러가 아닌 법정 드라마로 인도하는데
영화는 표면적으로 중대한 사안인 살인에 대한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공방하거나 부각시키지 않는다.
사형을 면하기 위해 살인을 자백한 범인은 중후반부가 넘어가면서 갑작스레 번복을 하며 혼란에 빠뜨리지만
이 역시 영화의 본질이 아닌 형식적인 스토리로 결국 진실은 무엇인지에 관한 메세지와 함께
인간이 인간을 심판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원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인간의 선악설 등등 인간 본성을 향한
물음들을 에둘러 직간접적으로 표현하며 감독의 바램대로 묵직한 드라마로 완성되긴 했으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여러가지로 다소 아쉬운 느낌.
철학적 깊이가 버거운 주제들이 산만하거나 혹은 불필요한 플롯으로 엮여져 응집력있게 한 데 모이지 못하는
부분도 그렇고 어떨 때는 너무 순진하게 직접적으로, 또 어떨 때는 너무 은유적으로 함축시킨 감독의 메세지
또한 능숙한 거장의 면모보단 다분히 의도적이라 눈에 읽힌다는 점도.
대신에 영화미학에서만큼은 작정하고 심혈을 기울여 충분한 성과를 얻었다는 부분은 향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작품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생각되며
다른 무엇보다 탈 아시아급인 촬영에 있어서만큼은 깜짝 놀랄 정도로 대단.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Like Father, Like Son, 2013)' 부터 '바닷마을 다이어리(Sea Town Diary, 2015)'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타키모토 미키야은 근래 일본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촬영감독으로 이번 작품의
깊이감을 살리기 위해 시네마스코프를 권유하고 작업했다는데 감독의 연출의도 이상의 영상미를 보여주며
영화의 무게감을 한 차원 끌어올린 듯.(필모그래피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작품 3개가 전부인 게 희한)
특히나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하이라이트는 연기부터 대사, 구도, 조명, 등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거장의 면모가 보이는 장면으로 감독의 고뇌가 느껴지는 심오한 연출력이 압권.
나름 열연한 거 같지만 매번 평범함에서 밑도는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달리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히로세 스즈는 전 작품보다 조금 더 성숙해진 듯 하며, "그저 텅 빈 그릇 같아서 더 무서웠다" 는 극중 대사를
더 없이 잘 표현한 야쿠쇼 코지는 일본의 국민배우다운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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