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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압도적인 플로렌스 퓨의 영화 '레이디 맥베스 (Lady Macbeth, 2016)'

레이디 맥베스 (Lady Macbeth, 2016), 윌리엄 올드로이드


 

출연

플로렌스 퓨(Florence Pugh as Katherine Lester)   코스모 자비스(Cosmo Jarvis as Sebastian)

나오미 아키(Naomi Ackie as Anna)   크리스토퍼 페어뱅크(Christopher Fairbank as Boris Lester)

폴 힐튼(Paul Hilton as Alexander Lester)   빌 펠로우즈(Bill Fellows as Dr. Burdon)

골다 로쉬어블(Golda Rosheuvel as Agnes)   레베카 맨리(Rebecca Manley as Mary)

니콜라스 럼리(Nicholas Lumley as Mr. Robertson) 이안 커닝햄(Ian Conningham as Detective Logan)

제작진

원작: 니콜라이 레스코프(Nikolai Leskov)   각본: 앨리스 버치(Alice Birch)   촬영: 아리 웨그너(Ari Wegner)

편집: 닉 에머슨(Nick Emerson)   음악: 댄 존스(Dan Jones)   미술: 재클린 에이브럼스(Jacqueline Abrahams)

제작: 포들라 크로닌 오라일리(Fodhla Cronin O'Reilly)   수입/배급: (주)씨네룩스

 

 

1865년 니콜라이 레스코프의 소설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이 원작인 영화로

선댄스를 비롯 토론토, 산 세바스티안 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은근히 이슈가 되었던 작품

 

『남편에게 종속돼 모든 자유를 빼앗긴 캐서린, 고요한 저택에 갇혀 권태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자신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하인 세바스찬에게서 묘한 쾌감을 느낀다.

  그때부터, 그녀는 모든 금기를 깨고 자신의 욕망을 따르게 되는데 』

 

원작도 읽지 않고 영화의 줄거리를 참고하지 않았기에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주변을 살피는 신부의 모습을 핸드헬드로 담은 영화의 인트로는 감독 의도대로 축복받는 신부가 아닌 

이후 벌어질 갈등이나 불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이런.. 이건 그냥 갈등이나 불행이 아닌 파국 이상의 쇼킹한 사건의 연속이라 좀 당혹스럽기까지..

 

19세기, 열일곱 어린 나이에 팔려가다시피 결혼 당하고 결혼 이후에도

자유를 뺏긴 채 억압된 생활을 하다 하인과 눈이 맞아 내재된 욕망이 터지는데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그녀의 선택은 서스펜스 호러일 정도로 섬뜩;


시대를 앞서간 원작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지는 몰라도 일단 영화의 스토리로만 보자면

당시의 억눌린 여성성에 대한 평등이나 도전 등에 대한 고뇌나 성찰 쪽이 아닌

한 개인의 어그러진 욕망이 주가 되고 그렇기에 그녀의 악행에 연민까지 느꼈다는 평은 공감이 안가며

특히나 욕망의 대상이 흑인 하녀를 성적으로 희롱하는 일꾼이라 더욱 모순적이나

한편으론 그런 전형성을 벗어난 과감한 주인공의 캐릭터가

이 영화를 그 시대의 불평등한 여성성을 다룬 다른 작품들과 크게 차별화를 두는 이유


동일 작품으로 연극 연출도 했던 윌리엄 올드로이드 감독은 원래 연극, 오페라 연출가 출신으로

이번이 첫 장편 입봉작인데 원작의 이해도가 높아서인지 첫 영화임에도 매우 안정적인 느낌이고 

연극 연출가답게 정적인 화면안에서의 인물들의 갈등과 심리변화 등을 긴장감있게 표현.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일등공신은 이제 갓 20을 넘긴 플로렌스 퓨로

이전 작품이 2014년의 폴링 뿐인데 두 번째 작품만에 확실하게 이름을 남길 만큼 강렬한 연기가 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