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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가슴 먹먹한 1980년 5월 광주, '택시운전사 (A Taxi Driver, 2017)'

택시운전사 (A Taxi Driver, 2017), 장훈


 

출연

송강호(김만섭 역) 토마스 크레취만(위르겐 힌츠페터 역) 유해진(황태슬 역) 류준열(구재식 역)

박혁권(최기자 역) 최귀화(사복조장 역) 차순배(차기사 역) 신담수(신기사 역) 류성현(류기사 역)

박민희(권중령 역) 엄태구(검문소 중사 역) 정진영(이기자 역) 고창석(상구 아빠 역) 전혜진(상구 엄마 역)

류태호(광주신문사 부장 역) 정석용(서울 카센터 사장 역)

제작진

각본:엄유나, 조슬예  촬영:고낙선  조명:이승빈  음악:조영욱  미술:조화성  편집:김상범, 김재범 

프로듀서:서강호   제작:더 램프(주)  배급:(주)쇼박스

 

 

제작 전부터 모든 매체에서 이미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으로 평가했던 택시운전사.

그도 그럴것이, 해방 이후 현대사에 가장 가슴 아픈 사건에 드라마틱한 스토리,

그 중심에 송 강 호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은 외국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갔다 통금 전에 돌아오면 밀린 월세를 갚을 수 있는 거금 10만원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영문도 모른 채 길을 나선다.
  어떻게든 택시비를 받아야 하는 만섭의 기지로 검문을 뚫고 겨우 들어선 광주.
  위험하니 서울로 돌아가자는 만섭의 만류에도 피터는 대학생 재식(류준열)과 황기사(유해진)의 도움 속에 촬영을 시작한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만섭은 집에 혼자 있을 딸 걱정에 점점 초조해지는데…』

 

 

역사적 비극과 아픔을 말하려면 끝도 없을 뿐더러 화가 치밀어 오르니

일단 영화 택시운전사로만.


김기덕 감독 연출부에서 경력을 쌓던 장훈 감독은 2008년 '영화는 영화다'로 화려하게 데뷔,

그해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감독상을 시작으로 다음 작품 의형제(2010)로는 동일협회 감독상

2011년 고지전까지 그럭저럭 괜찮은 코스를 밟아가다 긴 공백 속에 맡은 작품이 바로

버거울 수 있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택시운전사인데,

냉정하게 상업적으로만 보자면 소재와 이야기만으로 기본 이상할 수 있는 영화로 판단할 수 있으나

앞서 표현대로 무게 자체가 워낙에 보통이 아니기에 어줍잖은 내공으로 감당하기 힘들다고 생각.

 

그래서 내심 기대보다 우려스러웠는데

6년만에 야심차게 맡았으나 공백이 너무 길었던건지 장훈 감독에겐 좀 벅차지 않았나

아님 공백에 관계없이 이게 감독의 본래 모습일 수도.


가볍게 시작해서 묵직하게 울림을 주는 스토리가 그냥 보기에는 편해 보일 수 있지만

자연스럽게 몰입 이후 감정이입이 되어 울림을 주는 연출은 결코 쉽지 않을 뿐더러

게다가 역사적인 비극적 사건의 논픽션이라면 더더욱 고민에 고민.  

감독은 상업영화의 정석 그대로를 따라가나 연출 방식이 너무나 기계적이라

실화가 바탕이 되었으니 이야기의 흐름은 그렇다쳐도

다음 장면이 예측되는 상황전개나 극적인 부분에서의 넘 뻔한 쥐어짜는 감동은

좀, 아니 많이 안타까우며,

그런 감동이 한 번도 아닌 비슷비슷하게 중복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그냥 맥 빠지고

성격은 다르나 분위기가 비슷한 '변호인'의 하이라이트와 확연히 비교.


주인공의 초반 중반 후반 감정변화 역시나 당연하게도 변호인이 떠오를 수 밖에.

시작부터 가볍고 오버스러운 캐릭터는 변호인을 그대로 답습하는 거 같아 실망스럽지만

그럼에도

그럼에도 후반부 관객의 동요를 이끌어내는 건 무조건 송강호,

뻔해도 그라서 마음을 흔들 수 있는 것이고 그이기 때문에 택시운전사가 완성됐으리라 생각!


유해진씨는 기대보다 존재감이 없는 듯하며 명배우라 불리는 토마스 크레취만도

명배우란 수식어를 우리나라에서만 강하게 붙인 듯. 

그나마 비슷한 또래 배우 중 가장 앞서 나가는 류준열은 이번 작품에서도 꾸준히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