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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한편의 뮤지컬같은 에즈라 퍼먼의 4번째 정규앨범 "Ezra Furman - Transangelic Exodus (2018)"

Ezra Furman - Transangelic Exodus (2018)


Discography

- The Year of No Returning (2012)

- Day of the Dog (2013) 

- Perpetual Motion People (2015)

Ezra Furman and the Harpoons

​- Beat Beat Beat (2006)

- Banging Down the Doors (2007)

​- Inside the Human Body (2008)

- ​Mysterious Power (2011)

 

 

2006년부터 2011년까지 Ezra Furman and the Harpoons 라는 밴드로 총 4개의 앨범을 내며 활동하다 해체하고

2012년에 'The Year of No Returning' 솔로 앨범으로 성공적인 홀로서기를 한 시카고 출신 싱어 송 라이터

Ezra Furman의 4번째 정규앨범. 2집부터는 투어 밴드인 Boy-Friends와 Ezra Furman & The Boy-friends 라는

밴드명으로도 활동하다가 2017년 밴드 이름을 The Vision으로 변경했다하는데

신보가 여전히 Ezra Furman으로 나오는 거 보면 별 의미는 없는 듯.  

  

70년대의 펑크의 정신과 80년대 보편적인 팝의 감성, 그리고 90년대 인디 락의 정서고전적인 rock'n'roll을 기반으로 불안하고 신경질적인 보컬과 뒤섞여 독특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에즈라 퍼먼의 이번 신보는 

호평을 받았던 전 앨범 'Perpetual Motion People(2015)'보다 더 독창적인 앨범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가장 개인적이면서(독실한 유태인이나 양성애자) 동시에 가장 사회적인 성격을 지닌 어둡고 환상적인

로드 스토리 "퀴어 무법자 무용담" 이라는 그럴싸한 표현이 매우 절묘하다고 생각. 

01. Suck the Blood From My Wound (4:49)

02. Driving Down to L.A (3:18)
03. God Lifts Up the Lowly (3:49)
04. No Place (3:37)
05. The Great Unknown (2:47)
06. Compulsive Liar (2:45)
07. Maraschino-Red Dress $8.99 at Goodwill (2:30)
08. From a Beach House (2:34)
09. Love You So Bad (3:39)
10. Come Here Get Away From Me (3:55)
11. Peel My Orange Every Morning (1:41)
12. Psalm 151 (3:40)
13. I Lost My Innocence (3:21) 

거슬리는 잡음으로 시작하는 1번 트랙은 복고풍의 경쾌한 신디사이저 멜로디와 간결한 기타사운드가
이키델릭한 에즈라 퍼먼의 보컬과 묘한 하모니를 들려주는데 어두운 분위기지만 밝은 느낌으로 전체적인
앨범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곡. 이어지는 2번 트랙은 서부극에 나올 법한 처량하고 구슬픈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찢어지는 듯한 전자음이 중심을 이루는 폭발적인 후렴부가 불협화음을 이루며 독특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데, 이런 작법 스타일은 나지막히 읊조리는 보컬에 갑작스럽게 드럼파트가 튀어나오는 

'Peel My Orange Every Morning'에서도 보이고, 클래식한 호러영화 OST같다가도 후반부에 뜬금없이 

50년대풍의 고전적인 재스가 등장하는 'Come Here Get Away From Me' 에서도 사용되며

Ezra Furman만의 개성을 돋보이게 한다.


3번 트랙에선 강직한 베이스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첼로 사운드가 다소 의외였는데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와 달리 Love You So Bad에서의 첼로 연주는 밝은 분위기를 업 시켜주며 감초같은 역할을 하고 이어지는

No Place에서는 2013년에 합류한 Tim Sandusky의 색소폰 연주가 질주감 넘치는 드럼과 하모니를 이루며

이색적인 느낌을 전해주는데 이처럼 이번 신보는 다양한 악기로 보다 풍성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이런 사운드는 이미 첫 번째 곡에서도 알 수 있듯이 Ezra Furman 특유의 창력이 더해지면서 더욱 입체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데 능수능란한 보컬은 어떤 때는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나 루 리드(Lou Reed)를,

또 어떤 때는 밥 딜런(Bob Dylan)이나 브루스 스프링스턴(Bruce Springsteen)을 연상시키기도하고 
장난스런 코러스와 상큼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I Lost My Innocence에서는 영락없이 미카(Mika)의 느낌까지.
음악적으로, 사회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이번 4집 앨범은 전체적으로 완급 조절이 잘 된 짜임새있는
구성에 팔색조같은 보컬과 서사적인 작법으로 1번부터 13번까지 각각의 독립된 한 편의 뮤지컬을 본(?)

기분이며(듣는 내내 록키 호러 픽쳐쇼(The Rocky Horror Picture Show)가 떠올랐다는..) 

초반엔 뒤틀리고 어둡지만 갈수록 아름답고 희망적이라 들을 수록 긍정적인 앨범.

 

Ezra Furman - Suck the Blood From My Wound

Ezra Furman - I Lost My Innocence

Ezra Furman - From a Beach 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