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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긴 여운을 남기는 수작 '쓰리 빌보드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2017)'

쓰리 빌보드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2017), 마틴 맥도나


출연

프란시스 맥도맨드(Frances McDormand as Mildred)   샘 록웰(Sam Rockwell as Dixon)

우디 해럴슨(Woody Harrelson as Willoughby)  젤리콘 이바넥(Željko Ivanek as Desk Sergeant Cedric Connoly)

피터 딘클리지(Peter Dinklage as James)   케일럽 랜드리 존스(Caleb Landry Jones as Red Welby)

루카스 헤지스(Lucas Hedges as Robbie)  애비 코니쉬(Abbie Cornish as Anne)  존 혹스(John Hawkes as Charlie)

클락 피터스(Clarke Peters as Abercrombie)  캐서린 뉴튼(Kathryn Newton as Angela)

케리 콘돈(Kerry Condon as Pamela)  아만다 워렌(Amanda Warren as Denise)

사마라 위빙(Samara Weaving as Penelope)  대럴 브릿-깁슨(Darrell Britt-Gibson as Jerome)

제작진

각본: 마틴 맥도나(Martin Mcdonagh)   촬영: 벤 데이비스(Ben Davis)   음악: 카터 버웰(Carter Burwell)

미술: 인벌 웨인버그(Inbal Weinberg)   편집: 존 그레고리(Jon Gregory)   제작: 그레이엄 브로드벤트(Graham Broadbent) 피터 체르닌(Peter Czernin) 마틴 맥도나(Martin Mcdonagh)   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그 어느때보다 치열했던 제 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이미 앞선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었기에 각본상 정도만 예상했으나 가장 핵심인 작품상부터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까지

휩쓸며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곧 있을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역시 주요 6개 부문에 7개 노미네이트

되었는데 남우조연상에 샘 록웰과 우디 해럴슨이 함께 후보로 지명되어 한층 더 기대감이 커진 상태.

살해 당한 딸의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 경찰에 맞서 세 개의 대형 광고판에 도발적인 메세지를 실어 

진정성있는 수사를 촉구하며 무관심한 세상과 사투를 벌인다는 영화는 시놉시스만으로도 묵직함이 있고

유머러스한 부조리극에 최적화된 프란시스 맥도맨드와 우디 해럴슨, 그리고 샘 록웰의 강력한 조합

해외에서의 선전이 충분히 공감!

(작품의 분위기도 그렇고 아무래도 1996년도의 파고(Fargo)가 연상되는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사실 이번 역을

고사하려했는데 파고의 감독이자 남편인 조엘 코엔의 설득으로 결국 수락했다는^^)  

 

 

희뿌연 안개 속의 낡은 광고판과 함께 르네 플레밍(Renée Fleming)이 부르는 익숙한 아일랜드 민요

'여름의 마지막 장미'가 울려퍼지는 프롤로그까지만해도 농담기 없는 진지한 드라마가 연상되지만

주인공인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걸걸한 입담과 살짝 나사 풀린 샘 록웰의 등장으로 영화는 정통 드라마보단

냉소적인 블랙코미디 장르에 더 가깝게 다가가며 때론 사건의 심각함을 잊은 채 피식거리기는 농담을,

때론 가벼운 상황에서도 눈물이 나오게끔 만드는데 기본적으로 잘 짜여진 스토리가 뛰어나고

스토리를 더 빛나게 하는 건 생생한 캐릭터, 그런 생동감있는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드는 건

역시나 배우들의 몫으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에 의심의 여지가 없음은 물론(밀드레드 역 그 자체로

감성적으로 호소하지 않음에도 한번씩 울컥하게 만드는 연기는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움) 

현재 남우조연상을 올킬하고 있는 샘 록웰에 대해서는 역대급 캐릭터로

원래 노멀한 역할보단 어딘가 비정상적이고 사이코틱하지만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에 천부적일만큼 재능이

보였는데 이번에야 비로서 100%이상 완성시킨 듯.

우디 해럴슨 또한 남다른 존재감으로 복잡미묘한 내면 연기를 묵묵히 차분하게 표현.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영화는 보다 많은 서브 플롯으로 점차 얘기가 확대되어 중심이 흔들릴 수도 있는데

이때 역시도 각각의 개성적인 캐릭터 힘으로 영화는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무엇보다 인물들이 겪는 상황변화가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을 너무 자연스럽게 리드하는 부분은 매우

탁월해서 스토리상 약간의 허점이나 무리수 등도 무난하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어 엔딩까지 높은 몰입감.
(예상치 못한 우디 해럴슨의 결단이나 샘 록웰에게 벌어진 사건 등)

이 모든 게 잘 어우러진 엔딩은 비단 보여지는 단순한 화해 이상의 깊은 메세지를 전해주며 최상의 마무리로

  

사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입봉작인 '킬러들의 도시(In Bruges, 2008)'를 봤을 때는

참신한 블랙코미디 그 이상은 못 느꼈고 더구나 이전 작품인 '세븐 싸이코패스(Seven Psychopaths, 2012)'는

중구난방 산만함만 남겨져 인상깊지가 않았는데 5년만에 나온 본 작은 그간의 작품들을 새롭게 다시 보게 만들 만큼 뛰어난 수작으로 향후 작품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질 정도. (감독은 조지아와 플로리다, 앨라배마 등을 여행하면서 미해결 범죄에 관한 간판을 본 후 영감을 받았다는데 그 여행이 신의 한 수!)

 

 

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 부문도 노미네이트 됐는데 음악들 대부분이 인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