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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웰메이드를 넘어 감동으로, 영화 '코코 (Coco, 2017)'

코코 (Coco, 2017), 리 언크리치



출연

안소니 곤잘레스(Anthony Gonzalez as Miguel Rivera)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Gael García Bernal as Héctor Rivera) 벤자민 브랫(Benjamin Bratt as Ernesto de la Cruz)  레니 빅터(Renée Victor as Abuelita Elena Rivera)

알라나 우바치(Alanna Ubach as Mamá Imelda Rivera)  셀레네 루나(Selene Luna as Tía Rosita Rivera)

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Edward James Olmos as Chicharrón)  하이메 카밀(Jaime Camil as Papá Enrique Rivera)

아나 오펠리아 머기아(Ana Ofelia Murguía as Mamá Socorro "Coco" Rivera) 

알폰소 아라우(Alfonso Arau as Papá Julio Rivera)  루이스 발데즈(Luis Valdez as Tío Berto Rivera)

허버트 시구엔자(Herbert Sigüenza as Tío Oscar and Felipe Rivera) 

소피아 에스피노사(Sofía Espinosa as Mamá Luisa Rivera)  롬바르도 보야르(Lombardo Boyar as a Mariachi)

제작진

각본: 애드리언 몰리나(Adrian Molina)  매튜 알드리치(Matthew Aldrich)   촬영: 맷 에스버리(Matt Aspbury)  

조명: 다니엘 파인버그(Danielle Feinberg)  편집: 스티브 브룸(Steve Bloom)  리 언크리치(Lee Unkrich)

음악: 마이클 지아치노(Michael Giacchino) 미술: 할리 제섭(Harley Jessup) 수입/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코리아

 

 

 

멕시코인들의 주인공이고 그들의 전통 축제인 망자(亡者)의 날(Día de Muertos) 혹은 사자(死者)의 날이

소재인 '코코'는 사실 기존의 디즈니, 픽사 애니답지 않아 크게 흥미롭지 않음은 물론 

갈수록 영향력이 커가는 히스패닉을 대상으로 대놓고 기획 제작한 영화같아 진정성마저 의심스러웠는데,

겨울철 대작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자리를 지키며 롱런하는 모양새도 그렇고 특정 나라가 아닌 전세계적인 흥행,

그리고 무엇보다 거의 모든 평론가들부터 영화를 본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는 사실은

'코코'가 단지 얄팍한 상술로만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는 반증이며,

아니나 다를까 기획부터 제작까지 총 7년이 걸려 역대 픽사 장편 애니메이션 중

가장 긴 제작기간이 걸린 작품으로 기록되었다하니 괜한 의심을 한 듯.

픽사의 영상 편집자로 일하다가 연출자가 된 리 언크리치 감독이 토이스토리 3편을 연출 후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후 2016년부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구상하고 완료까지 7년의 기간이 걸린 것인데 완성도가 대단하리라 기대.

 

 

가족을 뒤로하고 음악을 선택한 고조할아버지 때문에 대대로 음악은 입 밖에 내서도 안되는 가족 틈에서 

가수가 되고 싶어하는 주인공인 미구엘, 신파적인 내용과 이미 결말까지 뻔히 보이는 스토리에 

평범한 멕시코 서민층이 돋보일 거 없이 그려지는 초반부는 인상적이지 못하나

그나마 섬세한 감정 표현이나 실제 기타 연주와 똑같은 리얼한 디테일이 주목되는 정도

심심하기까지한 20여분이 지나고 작품의 주 배경이 되는 사후세계가 나오면서부터 픽사의 진면목이 드러나는데

기발한 상상력으로 죽은 이의 세계는 거부감없이 친숙하게 그려지며 

최고의 기술력으로 생생한 질감의 아름다운 비주얼은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선 감탄 그 자체!

이후 전개되는 내용은 상투적인 중심 플롯과는 달리 지루할 틈 없이 진행되는데 

시각적 즐거움에 뒤지지 않는 음악도 그렇거니와 매우 짜임새 있는 스토리라인은

이 영화에 있어서 가장 큰 장점으로 특히 중후반부에 접어들면서 

픽사 애니에서 흔하게 나왔던 감초 역할의 조연으로만 생각됐던 '헥터' 의 반전인데 스토리가 정말 대단.

그로 인해 모든 갈등이 풀리고 자연스레 감정 이입이 되어 결국 후반부 하이라이트인

할머니에게 메인 테마곡인 <Remember Me>를 불러주는 장면은 너무나 감동적.

코코 증조할머니가 영화의 제목임에도 왜 초반에만 잠깐 나왔는지,

그리고 할머니에게 알츠하이머의 설정이 무슨 의미였는지

이 모든 것은 후반 이 장면에서 다 이해되며 픽사의 작품이 왜 대단한지가 입증.

가벼울 수 있는 상업적 애니메이션으로 모험, 꿈, 희망, 가족, 사랑, 용서, 화해, 더 나아가 삶과 죽음까지

연령대와 각 지역을 넘어 세계 모든 이들에게 감동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이유

기술적인 진보와 발전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인 부분의 발전과 노력에도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


코코 이전에 두 편의 드라마 단역과 두 편의 단편 영화 출연이 전부였던 당시 10살이었던 안소니 곤잘레스는

디션 중 예정에 없는 노래로 감동을 받은 감독이 주인공인 미구엘 역을 맡겼다는데 

실제 극영화 이상으로 뛰어난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며 직접 부르는 노래 역시 훌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