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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The Florida Project, 2017)'

플로리다 프로젝트 (The Florida Project, 2017), 션 베이커



출연

브루클린 프린스(Brooklynn Prince as Moonee)   브리아 비나이트(Bria Vinaite as Halley)

윌렘 대포(Willem Dafoe as Bobby Hicks)   발레리아 코토(Valeria Cotto as Jancey)

크리스토퍼 리베라(Christopher Rivera as Scooty)   멜라 머더(Mela Murder as Ashley)

케일럽 랜드리 존스(Caleb Landry Jones as Jack Hicks)   에이든 말릭(Aiden Malik as Dicky)

조시 올리보(Josie Olivo as Grandma Stacy)

제작진

각본:션 베이커(Sean Baker) 크리스 베르고흐(Chris Bergoch)    촬영:알렉시스 자베(Alexis Zabe) 

음악:론 발피(Lorne Balfe)    미술:스테포닉 유스(Stephonik Youth)

편집:션 베이커(Sean Baker)   수입/배급:오드(AUD)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The Shape of Water, 2017),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2017),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 2017), 레이디 버드(Lady Bird, 2017), 더 포스트(The Post, 2017)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각종 영화제에 단골 손님으로 초대됐던 플로리다 프로젝트,

아쉽게도 중요 수​상은 하지 못했으나 오히려 비평이나 관객들의 후기는 위의 경쟁작들보다 좋고

특히 호불호가 없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 다행.

Willem Dafoe를 제외하곤 초면인 배우들, 특히나 아이들이 주인공이라 특별할 것이 없지만서도

왠지 기대가 큰 작품으로 다름아닌 '션 베이커' 감독 때문인데 프린스 오브 브로드웨이(Prince of Broadway, 2008)로 주목을 받으면서 이후 스타렛(Starlet, 2012), 탠저린(Tangerine, 2015)까지 소수 계층의 인물들이

등장하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따뜻하게 보여주며 미국 독립영화계를 이끌어가는 감독으로 

'굿타임(Good Time, 2017)'의 샤프디 형제 감독과는 또 다른 스타일.

 

예쁜 색감과 산뜻한 음악으로 시작한 영화는 초반부터 사고뭉치 6살 아이들의 장난을 보여주는데

일반적인 꼬마들의 장난을 넘어선 짓꿎은 놀이와 그 나이 때에 어울리지 않는 거친 입담 등이 아무리

어른이라도 당하는 입장라면 용서할 수 없을 정도지만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그냥 웃음만.

악동들의 장난은 영화가 전개될 수록 도가 지나치고 스케일이 커지는데

이 역시도 웃음만 나오고 계속해서 웃음. 

결국 무슨 짓을 저질러도 웃음만 나오는 게 이 녀석들에게 완전 빠져들어서

그냥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그렇게 꼬마들에게 정신이 팔려 영화는 엔딩을 향하는데..

사실 영화는 큰 서사없이 시종일관 아이들의 일상으로 그렇게 흘러가서 뚜렷한 기승전결이나 큰 등락이 없지만

그럼에도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영화제의 단골손님이 되고 대다수의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소외받는 빈곤층의 아이들을 감성적으로 몰아가거나 인위적인 사건을 만들어 쥐어짜는 식이 아닌,

있는 그대로 삶을 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이 더 진정성있게 다가왔고

무엇보다도 울컥하는 마지막 엔딩이야말로 이 영화의 꽃으로 

전체적인 전개나 흐름상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엔딩이라 생각!

 

아울러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우리 사회를 그려낸 작은 초상화이며, 사회적인 책임감과 공동체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영화다.나는 이 영화를 통해 내가 몰랐던 세상에 대해 많이 배웠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윌렘 데포의 베를린 영화제 평생공로상인 명예황금곰상 수상 소감도 이 영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대목.

(흔히들 말하는 립서비스가 아닌 진심으로 들렸기에)

 

국내 외를 망론하고 지금까지 아역 배우가 주인공인 영화는 수도 없이 많고 그 중 손 꼽히는 작품도 수십 편이

되겠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로만 뽑자면 단연 역대급으로 주인공인 브루클린 프린스보다

예쁘고 연기 잘하는 아역배우도 많이 있겠으나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꼬마 배우는 단연 탑!

경쟁작이었던 <셰이프 오브 워터>가 시대적 배경이 중요한 요소라면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지리적 배경이 대단히 상징적인데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1965년 디즈니가 테마파크 '디즈니월드'를 건설하기

위해 플로리다주 올랜도 지역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계획에 붙인 가칭이며 다른 의미로 프로젝트라는 단어는 

주거복지를 위한 정책이라는 뜻도 있다는데 2008년 경기침체 이후 디즈니월드 주변에 이런 모텔들에

주 단위로 숙박하는 소위 숨은 홈리스들이 많이 살고있다는 사실은 매우 아이러니.


그간 연출했던 영화들이 등장인물이나 내용으로 인해 그다지 대중적이지 못했던

션 베이커 감독의 포텐이 제대로 터진 작품으로 공동 각본가이자 제작자인 크리스 버고흐가

2011년 디즈니월드를 가는 길에 혼잡한 고속도로 주변에서 놀던 아이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고

영화화를 결정한 둘은 디즈니월드 건너편 모텔을 3년 넘게 다니며 시나리오를 완성했다하는데

주요한 스토리는 물론이고 윌렘 대포의 캐릭터를 찾았으며 실제 거기서 살고있는 아이인

크리스토퍼 리베라까지 캐스팅했으니 노력 이상의 결실을 얻은 거 같아 참으로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