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The Shape of Water, 2017),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샐리 호킨스(Sally Hawkins as Elisa Esposito) 마이클 섀넌(Michael Shannon as Colonel Richard Strickland)
리차드 젠킨스(Richard Jenkins as Giles) 더그 존스(Doug Jones as Amphibian Man)
옥타비아 스펜서(Octavia Spencer as Zelda Delilah Fuller) 데이빗 휴렛(David Hewlett as Fleming)
마이클 스털버그(Michael Stuhlbarg as Dr. Robert Hoffstetler) 닉 세어시(Nick Searcy as General Frank Hoyt)
로렌 리 스미스(Lauren Lee Smith as Elaine Strickland) 모건 켈리(Morgan Kelly as Pie Guy)
존 케이플로스(John Kapelos as Mr. Arzoumanian) 마틴 로취(Martin Roach as Brewster Fuller)
제작진
각본:기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 바네사 테일러(Vanessa Taylor) 촬영:단 라우스첸(Dan Laustsen)
음악:알렉상드르 데스플라(Alexandre Desplat) 미술:폴D.오스터베리(Paul D. Austerberry)
편집:시드니 볼린스키(Sidney Wolinsky) 수입/배급: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제작:J.마일즈 데일(J. Miles Dale) 기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
74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장을 시작으로 얼마 전 열린 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과
71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감독상과 음악상을 수상했으며 곧 열릴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최다 노미네이트되어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작품 중 하나인 셰이프 오브 워터!
매년 이맘때쯤이면 각종 영화제나 시상식으로 인해 기다려지는 작품들이 가장 많을 시기인데
이름 값 못하는 영화들도 의외로 많고 기대 이상의 영화들도 많이 있으나 사랑의 모양은 일단 포스터만으로
매우 인상적이고 왠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진가가 제대로 느껴지는 작품.
(포스터는 대만계 미국인 작가인 제임스 진(James jean)의 페인팅)
알려진대로, 포스터에서 보이는대로 형식적인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다.
말을 못하는 언어장애의 여인과 괴생명체의 사랑, 이렇게만 보면 로맨스 판타지이지만
감독의 이전 작품처럼 어둡고 기괴한 분위기가 아니라 아름답고 낭만적인 동화같은 분위기로
친절한 나레이션과 직접적인 오프닝만 봐도 그 의도는 명확.
여기에 단순할 수 있는 둘의 러브스토리에 냉전시대인 1960년대의 설정으로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감독의 메세지가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되어지기에 시대적 배경은 매우 중요한데
인종차별부터 남성우월주의, 성소수자나 장애인의 차별과 편견, 자본주의의 폐단까지..
다만 은유적이거나 상징적, 함축적이지 않고 캐릭터 하나 하나에 부여해서 그대로 설명한다는 점은
꽤 아쉬운 부분이며 아무리 독특한 주인공이라도 인간이 아닌 종이 다른 괴생명체와 약간의 과정도 없이
한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나 워낙 영화 흐름이 좋으니 이해.
그러나 아름다운 동화같은 분위기에 직설적인 성적묘사나 노출 수위 등은 전혀 에로틱하거나 관능적이지도
않으며 그다지 큰 의미도, 많은 분량도 아닌데 굳이 꼭 그렇게 표현해야했는가는 의문으로
감독의 정서나 취향이 달라 그러겠지지만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컨셉이니
보다 플라토닉하게 그렸어도 영화가 주는 메세지나 감동에 전혀 문제가 없을텐데..
내용적인 측면에선 100프로 모두 만족을 줄 수는 없겠고
또 사실 델 토로 감독이 그런 쪽에서 강점을 보인 게 아니니.
대신 그간 신뢰를 받아 온 본인의 장점을 유감없이 최대치로 발휘해
창조적인 상상력을 진짜처럼 뒷바침해주는 세트나 분장, 의상 등의 영화미술은 대단히 인상적으로
더불어 삭막하고 부조리한 냉전시대임에도 따뜻하고 정감있는 색감,
특히나 물의 질감이 느껴지는 다양한 톤의 컬러가 어우러진 비주얼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한치도 소홀함이 없어 블록버스터 이상으로 시각적 즐거움.
그러나 이런 점만으로 극찬을 받기엔 한계가 있는 것인데 중후반부 사랑을 표현하는 뮤지컬 시퀀스에서
감독의 또 다른 성장이 느껴지고 뭐니뭐니해도 판타지 로맨스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인 엔딩은
그간 어떤 면에선 과대포장 되어지고 작품성이나 작가주의 감독과는 거리가 있는 애매모호한 위치에 있었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명감독으로 부르는 계기가 될 수도.
(기발한 상상력은 어릴 적 본 '해양괴물(Creature from the Black Lagoon,1954)'에서 영감을 얻었고,
이야기는 옛 소련 작가 Belyaev의 소설 'Amphibian Man(1928)'과 유사하다지만 골격 정도)
'내 사랑(Maudie, 2016)'으로 이미 최정상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 샐리 호킨스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에 버금가는 감동적인 연기로 각종 영화제에 여우주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얼마 전에 봤던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2017)의 프란시스 맥도맨드라는
버거운 상대가 있어 다소 밀리는 형국이라, 개인적으로 골든글로브를 놓쳤으니 아카데미에선 수상하길 바라지만
쓰리 빌보드의 밀드레드를 열연한 그녀의 연기를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힘들 거 같기도.
그리고 정말 재미있게 봤던 미드 '보드워크 엠파이어(Boardwalk Empire)'에서부터 팬이 된
마이클 섀넌과 마이클 스털바그의 연기도 나무랄 데 없이 굿~
각종 영화제에서 음악상만큼은 휩쓸고 있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메인 테마곡.
애틋하며 아득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곡이 이후 영화음악 단골 손님되는 것은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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