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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전성기 시절의 느낌을 살린 스톤 템플 파일럿츠의 7번째 정규앨범"Stone Temple Pilots - Stone Temple Pilots (2018)"

Stone Temple Pilots - Stone Temple Pilots (2018)


Band members

.Jeff Gutt – lead vocals

.Dean DeLeo – guitar

.Robert DeLeo – bass, backing vocals

.Eric Kretz – drums

.Scott Weiland – lead vocals (1989~2002; 2008~2013; died 2015)

.Chester Bennington – lead vocals (2013~2015; died 2017)

Discography

- Core (1992)

- Purple (1994)

- Tiny Music... Songs from the Vatican Gift Shop (1996)

- No. 4 (1999)

- Shangri-La Dee Da (2001)

- Stone Temple Pilots (2010)

                        오른쪽에서 두 번째 멤버가 새로운 보컬리스트 제프 거트(Jeff Gutt)

너바나(Nirvana), 펄 잼(Pearl Jam), 사운드가든 (Soundgarden), 앨리스 인 체인스 (Alice In Chains) 등과 함께

90년대 얼터너티브, 그런지 황금기를 누렸던 스톤 템플 파일럿츠. 물론 동시대 활동했던 그들의 영향력이 워낙

컸기에 상대적으로 음악성에선 일정 부분 뒤쳐져있는 것도 사실이나 대중적인 인지도만큼은 상당했으며

특히 1994년에 발표된 2집 "Purple(1994)"은 Vasoline을 필두로 Big Empty, Pretty Penny, 그리고 

대망의 Interstate Love Song까지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는데, 그 해 가장 핫한 OST중에 하나였던

'크로우(The Crow, 1994)'에 The Cure나 Nine Inch Nails, Rage Against The Machine, Pantera, Helmet, 등

쟁쟁한 밴드들과 함께 이름을 올린 걸 보면 당시 인기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 

그러나 이들도 얼터너티브의 쇠락으로 점차 대중들에게서 멀어지고 2001년 5집 Shangri-La Dee Da를 끝으로 오랫동안 앨범 소식이 없어 해체했나 싶었는데 9년이 지난 2010년, 동명 타이틀로 건재함을 알리며 컴백.

나쁘지 않은 6집으로 향후 더 기대를 바랬으나 예기치 않은 불운으로 다시 침묵의 시간이 길어지는데..

                                    오른쪽에서 두 번째 멤버가 스캇 웨일랜드(Scott Weiland)

초창기, 하필 다른 뮤지션도 아닌 펄잼의 에디 베더(Eddie Vedder)와 흡사한 음성으로 본의 아닌 억울함도

당했지만 분명 다른 특유의 매력적인 가창력을 지닌 보컬 스캇 웨일랜드(Scott Weiland)가

2015년 약물과다복용으로 사망한 사건이 그것으로 젊었을 적부터 심한 마약중독 때문에 밴드 내에서

갈등이 많았다고. 2002년 밴드에서 이탈하고 당대의 기타리스트인 건즈 앤 로지스(Guns N'Roses)의

슬래시(Slash)와 "벨벳 리볼버(Velvet Revolver)"라는 슈퍼 프로젝트 밴드를 만들었는데

베이스엔 제인스 어딕션(Jane's Addiction)의 더프 맥케이건(Duff McKagan), 드럼엔 건즈 앤 로지스와 더 컬트(The Cult)에서 활동했던 맷 소럼(Matt Sorum)이 멤버로 화려한 구성원답게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여기서도 역시 마약복용으로 인한 밴드와의 마찰 때문에 데뷔앨범 Contraband(2004)와 2집 Libertad(2007)

두 장만을 낸 채로 결국 2008년 벨벳 리볼버에서도 방출. 

이어 다시 스톤 템플 파일럿츠에 합류 후 6집을 내고 부흥하나 싶었으나

변하지 않는 그는 2013년엔 아예 밴드로부터 해고를 당하며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STP(Stone Temple Pilots)를 상징하는 인물은 누가 뭐래도 Scott Weiland가 아닐까.

(물론 밴드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리더는 기타와 베이스를 담당하는 딜레오(DeLeo) 형제지만)  


불행은 여기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더 잔인한 사건이 생기는데,

스캇을 해고 후 새로운 보컬이 된 이는 다름 아닌 린킨 파크(Linkin Park)의 체스터 베닝턴(Chester Bennington)으로, 젊었을 때부터 STP의 열렬한 팬이었다던 그가 2017년 그렇게나 허망하게 세상을 떠날 줄이야...

1. Middle of Nowhere (03:41) 
2. Guilty (03:14) 
3. Meadow (03:28) 
4. Just a Little Lie (03:59) 
5. Six Eight (03:32) 
6. Thought She'd Be Mine (05:31) 
7. Roll Me Under (03:45) 
8. Never Enough (03:46) 
9. The Art of Letting Go (04:35) 
10. Finest Hour (04:10) 
11. Good Shoes (03:38) 
12. Reds & Blues (04:59)
13. Already Gone (Bonus Track)
14. Forget Forever (Bonus Track) 

두 명의 걸출한 보컬을 잃으면서 표류하던 STP은 비극을 딛고 8년만인 2018년 3월,

이전 앨범과 마찬가지인 동명 타이틀로 7집을 발표했는데 새로운 보컬에는 오디션을 통해 선택한

제프 거트(Jeff Gutt)라는 인물로 과거 Dragonfly, Dry Cell 등의 밴드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으며,

리에게도 친근한 세계 최대 규모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더 엑스 팩터(The X Factor USA)"에서

Leonard Cohen의 'Hallelujah' 와 The Band Perry의 'If I Die Young'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나온 이번 신보는 사실 보컬에 관련된 이야기를 몰랐다면 그냥 별 생각없이 들었을 만큼

Jeff Gutt의 목소리는 Scott Weiland의 빈자리를 메꾸는 데에 부족함 없을 정도인데,

솔직히 동영상으로 엑스팩터를 보곤 밴드와 성격이 안 맞을 거 같아 꽤 우려스러웠으나

어떤 노래를 만나느냐에 따라 확실히 많이 달라지는 듯.  

하드 록스러운 1번 트랙부터 STP은 어정쩡하게 새로운 트랜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전 전성기 때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로 마음 먹은 것처럼 들리는데

'Interstate Love Song'을 그대로 계승하는 6번 곡Thought She'd Be Mine이나 그 느낌을 이어가는 

슬로우 템포의 9번 트랙 The Art of Letting Go와 이어지는 10번 트랙 Finest Hour 등은 특유의 편한 박자감과

대중적인 멜로디가 한 번 들어도 따라 부를 정도로 귀에 착착 감기는 곡들이며

3번 트랙 Meadow는 Vasoline과 같은 분위기라 익숙하기까지.

또한 한창 때의 파워풀한 사운드도 곳곳에 배치됐는데, Guilty이나 Six Eight, Good Shoes 등은

펑키하면서도 블루지한 느낌도 있으며, 90년대의 그런지 필 가득한 7번 Roll Me Under는 힘도 있고

사운드도 좋은 게 꼭 사운드 가든 혹은 오디오슬레이브(Audioslave)의 향기도.

전체적으로 냉정하게 보자면 대단히 새롭거나 혁신적인 앨범은 아니지만, 

자칫 그룹이 와해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또 처음 호흡을 맞춘 새로운 보컬이라는 점을 감안해본다면

이 정도 퀄리티라도 충분히 다행스런 앨범이라 생각. 

Stone Temple Pilots - Thought She'd Be Mine

 

Stone Temple Pilots - Roll Me Under

 

Stone Temple Pilots - The Art of Letting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