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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자레드 레토의 야쿠자 느와르 '아웃사이더 (The Outsider, 2018)'

아웃사이더 (The Outsider, 2018), 마틴 잔드블리엣



출연

자레드 레토(Jared Leto as Nick Lowell)   아사노 타다노부(Tadanobu Asano as Kiyoshi)

시이나 킷페이(Kippei Shiina as Orochi)   쿠츠나 시오리(Shiori Kutsuna as Miyu)

로리 코크레인(Rory Cochrane as Anthony Panetti)   에밀 허쉬(Emile Hirsch as Paulie Bowers)

오모리 나오(Nao Omori as Hiromitsu) 타나카 민(Min Tanaka as Akihiro) 다이스 영(Young Dais as Takeshi)

제작진

원작자:존 린슨(John Linson)    각본:앤드류 볼드윈(Andrew Baldwin)    촬영:카밀라 젤름(Camilla Hjelm) 

편집:미켈E.G.니엘슨(Mikkel E.G. Nielsen)    제작사:Linson Entertainment, Waypoint Entertainment

 

처음 기획단계에선 '차일드 44(Child 44, 2015)'와 '라이프(Life, 2017)'로 헐리웃에서 완전히 자리잡은

스웨덴 감독 다니엘 에스피노사와 마이클 패스벤더 주연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한때 200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이었으나 공장장으로 전락한 미이케 다카시와 톰 하디 체제로 바뀌었는데,

이 역시 톰 하디가 스케줄 문제로 이탈하자 미이케 다케시도 하차.

한동안 표류하던 영화는 랜드 오브 마인(Land of Mine, 2015)으로 두각을 나타낸 덴마크 감독

마틴 잔드블리엣으로 정해지고 주연배우로는 잠시 제레미 레너가 물망에 올랐으나 2016년 4월 최종적으로

자레드 레토로 확정되었는데, 데뷔작인 어플로즈(Applause, 2009)를 시작으로 이전작인 랜드 오브 마인까지

자국에서만 영화를 만들던 감독과 최근 연기한 캐릭터마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자레드 레토 조합이

기획 단계의 감독과 배우들보단 약한 게 사실이나 1950년대 오사카를 배경으로한 야쿠자 느와르라는 점에선

의외로 신선한 작품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기대.

 

스토리의 개요를 알리는 비교적 노멀한 인트로보다는 

예전 TV시리즈에서 종종 사용했던 예고편같은 타이틀 오프닝이  눈에 들어오는데, 

고전적인 분위기가 나쁘지 않으며 영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 이런 스타일은 한층 더 진해진다.

다만, 2차 세계대전 직후 교도소에서 야쿠자 키요시를 도운 인연으로 출소 후 정식 야쿠자가 되는 주인공은

키요시의 여동생과 사랑에 빠지는데, 여동생과 과거 연인 사이였던 조직 내 서열 2위와의 갈등이 커지고

여기에 반대 조직과 세력 다툼이 정점으로 치닫는 이야기는 이미 초중반에 다 읽혀질 정도로 

스토리까지 고전적이라 이 부분에서 좀 더 고민했더라면 훨씬 좋은 평가를 받았을 듯.


또한 2차 세계대전의 시대적 배경과 일본의 전통 갱인 야쿠자에 그들을 침몰시킨 미국인이 패밀리가 되는

아이러니한 설정을 상징적이거나 은유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점도 아쉬움.

어쩌면 그런저런 머리 아픈 부분을 제외하고 아예 영화 전체를 오마주로 작정한 듯한 마틴 잔드블리엣 감독은

배신과 명예라는 전형적인 주제를 가지고 60~70년대 일본에서 유행했던 야쿠자 영화 스토리 라인을 정직하게

따르는데, 그나마 옛 것 그대로를 답습하는 게 아닌 본인만의 스타일을 장르에 잘 녹였다는 점에선 긍정적.

야쿠자 느와르임에도 전체적으로 매우 정적이고 차분하며 영화적이지 않은 잔인하고 건조한 액션 등은 

어딘가 모르게 유럽의 정서가 느껴지기도 하고 상황에 따른, 극의 흐름에 따른 클로즈업과 미디엄숏, 롱숏 등은 

상당히 안정되고 인상적이어서 이번 영화로 헐리웃에 입성한 감독은 더 좋은 차기작이 나올 것이라 생각.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부터 수어사이드 스쿼드, 블레이드 러너 2049 등을 생각해보면

이번 작품을 택한 자레드 레토가 의외였으나 인조인간처럼 차갑고 고독한 이미지는 이전의 캐릭터처럼

다이내믹하고 기복이 심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영화의 톤에 더없이 잘 맞아 또다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