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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엑스마키나의 알렉스 갈랜드 감독 두 번째 작품 '서던 리치 - 소멸의 땅 (Annihilation, 2018)'

서던 리치 - 소멸의 땅 (Annihilation, 2018), 알렉스 갈렌드


출연

나탈리 포트만(Natalie Portman as Lena)    오스카 아이삭(Oscar Isaac as Kane)

제니퍼 제이슨 리(Jennifer Jason Leigh as Dr. Ventress)    테사 톰슨(Tessa Thompson as Josie Radek)

지나 로드리게즈(Gina Rodriguez as Anya Thorensen)    튜바 노보트니(Tuva Novotny as Cass Sheppard)

베네딕 웡(Benedict Wong as Lomax)    소노야 미즈노(Sonoya Mizuno as Katie)

코스모 자비스(Cosmo Jarvis as Special Ops Soldier1)    데이빗 기아시(David Gyasi as Daniel)

제작진

원작자:제프 밴더미어(Jeff VanderMeer)    각본:알렉스 갈랜드(Alex Garland)    촬영:롭 하디(Rob Hardy) 

음악:제프 배로우(Geoff Barrow) 벤 솔즈베리(Ben Salisbury)    미술:마크 디그비(Mark Digby) 

편집:바니 필링(Barney Pilling)    제공:넷플릭스

 

 

참신한 발상과 충격적인 결말, 놀랄 만큼 섬세한 특수효과에 철학적인 메세지까지, 데뷔작인 

'엑스 마키나(Ex Machina, 2014)'로 SF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알렉스 갈랜드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가 되는 어나힐레이션. 게다가 SF문학상 중 하나인 ‘네뷸러상(Nebular Award)’을 수상한 제프 밴더미어(Jeff VanderMeer)의 서던 리치 3부작(Southern Reach Trilogy) 중 첫 번째 시리즈 소멸의 땅 (Annihilation)이 원작인데 이 역시 독특한 설정의 SF라 또 어떤 걸작을 만들어낼지 상당히 기대.

(3부작의 소설이지만 다른 두 권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첫 번째 작품만 읽고 각색했다 함)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프로듀서인 스콧 루딘 (Scott Rudin)과 데이비드 엘리슨 (David Ellison)은 고심 끝에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선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제공하기로 결정되었고 

현재 미국 박스오피스에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 중인데 흥행과 비평 모두 꽤 호불호가 나뉘는 모양새.

『불가사의한 이유로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된 채 방치된 미국 해안지대에 펼쳐져있는 미스터리한 엑스 구역(Area X).

   이곳과 관련된 사안을 다루는 비밀 정부 기관 ‘서던 리치(Southern Reach)’는 점점 커져가는 엑스구역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탐사대를 파견해왔다. 이에 가담했던 남편이 의식을 잃은 채 돌아오자, 전직 군인이자 생물학자인 레나는 남편을 구하기 위해

   탐사대에 지원한다. 입구는 하나, 출구는 없다고 불리는 미지의 구역에 발을 디딘 레나와 대원들,

   다가갈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엑스구역의 비밀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되는데…』​

 

시간의 흐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듯 2주치의 음식으로 어떻게 4개월을 버텼는지 동료들의 생사는 어떻게

됐는지 미스터리한 질문과 답의 프롤로그, 이어지는 해안가 등대에 떨어지는 운석(?)의 오프닝, 타이틀 이후 

세포분열하는 첫 장면은 이 영화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상징적인 이미지로 충분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각각의 시퀀스가 자연스럽게 연쇄적이라 초반부터 몰입감이 뛰어난 편.

주인공인 ‘레나’(나탈리 포트만)의 플래시백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문제의 구역인 쉬머(Shimmer)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흥미로워지는데 5명의 여성으로 짜여진 팀원은 딸을 잃은 지형학자부터 자살중독자인 물리학자,

약물중독자인 응급 구조사, 암 말기환자인 심리학자, 그리고 주인공까지 각각 사연있는 지원자들이라지만 

쉬머 안에서의 그녀들의 모습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납득도 되지 않아 실망스러운 부분.

3년 동안 드론, 동물, 사람 등을 투입했지만 아무것도,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위험천만한 미지의 영역이고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극도로 중요한 문제임에도 이런 곳에 무슨 흉가 체험도 아니고 오합지졸 팀원

달랑 5명을 보내는 설정 자체가 이미 무리수인 듯.

 

또한 그곳 안에서의 변형된 동물이나 식물 등 생명체의 이미지들도 기대만큼 새롭거나 다채롭지 못한 점이나

케인(오스카 아이삭)이 탐사에 지원한 이유 등도 다소 작위적이라 아쉬운데

이러한 미흡한 부분은 놀랍고 신비로운 하이라이트를 위한 희생이랄까.

알렉스 갈랜드 감독은 모든 에너지를 후반부에 집약시키며 전작인 엑스마키나보다 더 심오한

철학적 메세지를 남기지만 역시나 조금은 모호한 엔딩에 관해서는 이런저런 말들도 많고 다양한 반응인데, 

사실 자세히 보면 이번 작품의 엔딩만큼은 헷갈릴 이유도 없고 어렵지 않아 비교적 깔끔하게 마무리되며

결말에 대한 해석이 아닌 메세지에 대한 여운을 남겨졌다는 점이 흡족스러운 부분.